한국인은 언제나 피곤하다? 언론에서 잊을 만하면 기사거리로 등장하는 단골메뉴다. 일할 수 있을 때 뼈 빠지게 일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미덕이라는 관념이 여전하다.
직장 또는 개인 사업장에서 하루 10여시간씩 심지어 휴일 없이 일하는 것이 다반사이다. 사회적 인적관계가 우리 사회에서 중요한 성공의 지표로 남아있어 각종 저녁 모임 직장 회식 등으로 밤까지 너무 바쁘다. 오로지 일하고 돈 버느라 휴가도, 쉴 겨를도 없다. 언제나 피곤하고 힘들다.
과도한 스트레스가 만들어낸 사회적 질병, 대상포진. 필자가 알고 있는 50대 후반의 지인들 중 업무와 사회생활로 인한 과로로 인하여, 대상포진에 걸려 고생한 분들을 많이 보아왔다. 어떤 분은 안면마비가 와서 한참을 고생하셨고, 어떤 분은 등짝에 바늘로 찌르는 극심한 통증으로 인해 제대로 못 잘 정도로 고통을 받았다.
이 질환은 면역력이 약화되고, 신체적 스트레스가 많은 50대 이상 중장년층에서 주로 발병한다. 최근에는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를 받은 젊은 직장인들 사이에서도 자주 발생한다. 일반인 3명 중 1명꼴로 걸릴 만큼 매우 흔한 질병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위원회에 따르면 2018년 대상포진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만 무려 73만명에 달한다.
이 질환은 헤르페스 바이러스의 일종인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일으킨다. 어릴 적 수두를 앓고 난 후 바이러스가 사라지지 않고 몸속 신경 조직에 바이러스 입자 형태가 아닌 유전자 게놈 형태로 숨어있는 것이다.
유전자 형태로 숨어있으니 면역세포에 발각되는일 없이 존재한다. 매우 영악한 녀석이다. 극심한 스트레스나 노화가 진행되면 면역력이 저하되어 면역세포의 감시망이 약해지는 틈을 타, 신경세포에 숨어 지내던 바이러스는 기지개를 켜고 다시 활동을 개시한다.
되살아난 바이러스는 말초 신경 조직을 따라 증식하기 시작하고 증식된 신경 부위에 염증을 일으킨다. 그로 인해 감염된 신경세포 부위를 따라 띠 모양으로 피부 물집이 나타나, 대개 살짝 스치기만 해도 바늘로 찌르는 듯한 극심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